- 북한음식전문점 대동강. 대구 3대 평양냉면 전문점으로 유명하다. -
‘슴슴한 맛’으로 대표되는 평양냉면은 이제 여름철 대표음식일 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생각나는 별미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대구에서 평양냉면과 정통 이북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대동강’이다.
대구 남구 봉덕신시장 인근에 위치한 대동강은 1965년 2월에 창업되어 60여년 가까이 2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북이 고향인 창업자는 한국전쟁 당시 ‘1.4후퇴’로 피난길에 올라 대구에 정착하였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가게 곳곳에 고인이 사용하시던 재봉틀, 맷돌, 장독대 등이 진열되어 있어 창업자의 숨결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듯 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인증된 ‘백년가게’ 선정, 대구지방국세청 지정 전통산업사업자(제2006-44호) 등 여러 사람들로부터 검증된 오랜 전통과 맛을 자랑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로컬 맛집 블로거, ‘맛소클짱’ 이혁중님과 함께 대동강을 방문했다.
몇몇의 북한음식전문점 중에서 대동강을 선택한 이유는 기존의 평양냉면과 다소 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양냉면(물냉면)과 어복쟁반을 주문했다.
새로 리모델링된 2층으로 올라가니, 전통 문양의 벽지와 스테레오 사운드 스피커, 그리고 무인 주문을 위한 태블릿이 고급스럽게 어울려 있었다. 사방의 벽에는 한자로 적힌 ‘大同江(대동강)’ 현판과 액자가 걸려 있었다.
- 대동강의 평양냉면. 대프리카의 더위가 찾아오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음식 -
대동강의 냉면은 주문과 동시에 면을 뽑아낸다는 점에서도 대동강의 자부심에 한몫 더했다. 음식이 나오면서 주인장은 바로 먹어야 된다고 말했다. 육수에 잠겨있는 메밀면, 그 위에는 삶은계란 반쪽, 소고기 편육, 오이, 배가 얹혀 있었다.
평소에 먹어보던 평양냉면과는 달리 대동강 냉면은 뭔가 달콤쌉싸름한 맛이 느껴졌다. 살짝살짝 입안을 자극하는 육수는 슴슴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선사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냉면을 담는 방짜유기 그릇은 전통과 위생을 생각하는 주인장의 마음씨요, 넉넉함이었다. 색다른 맛의 비결은 여기에도 있지 않을까?
- 평양의 대표 술안주로 불리우는 어복쟁반 -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나니, 어복쟁반이 나왔다. 음식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이혁중님에게 물어보니, 소의 배를 뜻하는 ‘우복(牛腹)’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음식이 담겨 있는 놋쟁반의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있어 ‘임금의 배’를 닮았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처음 먹어보는 어복쟁반을 보니 샤브샤브가 떠올랐다. 어복쟁반은 놋쟁반에 각종 채소, 버섯, 빈대떡, 전, 계란, 견과류 등을 함께 넣고 육수를 부어가면 직접 끓여 먹는다. 고기와 채소를 다 먹은 후에는 취향에 따라 어복사리(메밀)나 만두를 넣어 먹기도 한다.
든든하게 북한음식을 먹으며 이혁중님과 대구 음식과 식당들에 대한 담론들을 이어나갔다. 파스타는 비싼 돈 주고 먹으면서 전통음식인 냉면은 왜 비싸다고 생각하냐는 농담도 주고 받으며 대동강을 나섰다.
‘대프리카’에 어울리게 초저녁에 가까워졌는데도 여전히 뜨거운 햇살과 텁텁한 공기가 엄습했다. 대구에서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대동강에서 시원한 평양냉면 한 그릇이 필수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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